[aSoIaF] 얼음과 불의 노래 3부 성검의 폭풍

2006. 1. 4. 02:49유일한 樂!/영화:드라마:책



나를 미치게 하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나를 개폐인의 지경까지 몰고가는건 이거 뿐이다.
바로 얼음과 불의 노래!
3부 성검의 폭풍A Storm of Swords이 나온건 한참 전에 알고있었지만, 무서워서 쉽게 손을 댈 수가 없었다.
게다가 이미 Xanu님의 번역본으로 2/3정도 읽어온터라, 나중에 여유되면 읽어야지 하고 미뤄왔었다.
근데 몇일 전 친구가 빌려준다는 꼬임에 넘어가 아무런 마음의 준비 없이 3부 1권을 읽기 시작했다.

뭐, 처음엔 이미 아는 내용이고 도입부라 전개도 느려서 하루에 한두 챕터씩 읽었는데....
점점 세븐킹덤의 세계에 빠지면서 예의 그 압박감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_-;
'너무 궁금해!' '어떻게 되는거지?' 같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난 이걸 끝장내기 전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같은 절박감.
밥을 먹을 때도 잠을 잘 때도... 온통 머리속엔 세븐 킹덤과 월 넘의 일로 다른 어떤 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결국 이틀만에 1500p정도(보통 소설로 보면 4권 정도)되는 분량을 끝내버렸다.
그것도 친구에게 1권만 빌려온 상태라 2권의 900p 정도는 Xanu님의 번역본을 모니터로 읽어야했다.
말이 쉬워 900p지 보통책 2권이 넘는 분량이다. 이걸 하루에만에 모니터로 읽는건 미친짓이다. 절대 비추!
줄간격도 무시된 메모장에 복사된 번역본을 하루 종일 읽다보니, 글자들이 꼬불꼬불.. 매직아이가 따로 없더라.
거기다 눕지도 못하고 의자에 앉아 하루종일 모니터만 쳐다보니 눈알은 빠질거 같고, 허리와 엉덩이는 쑤시고,
다리는 저려오고..... 진짜 이건 사람 할짓이 아니야.. 싶은 생각이 들지만......
이걸 끝내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에 미친듯이 읽을 수 밖에 없었다. ㅠ_ㅠ

내게 있어 얼음 불은 책을 읽는다기 보다는... 진짜 고통이 따르는 모험과도 같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책을 읽는 과정(식음을 전폐하고 오로지 책에만 매달려야 하는 고통)이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그렇게 기다리던 3부가 나왔음에도 바로 읽지 않은건...
읽어버리고 나면 또 몇년 동안 4부를 기다려야 한다는 아쉬움과 허탈함도 있지만,
끝을 보기 까지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ㅜ_ㅜ

쨌든, 그렇게 힘들게 읽었던 3부 성검의 폭풍은 역시 기대 이상이었다!
그 중에서도 2권 피와 금Blood and Gold(모니터로 읽은 부분)은 다른 얼음 불의 팬들 얘기대로... 역대 최고!!!!!
이미 읽었던 부분도 어찌 그리 새로운지!!!! 수많은 복선과 암시 때문에 다시 읽어도 언제나 새로 읽는 기분이 든다.
환타지라는 장르를 떠나, 영화건 소설이건 만화건...... 이보다 더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낸 사람은 본적이 없다.
조지 R.R.마틴은 내가 아는 세상에서 가장 재미난 이야기꾼이다.
그나저나.... 4부가 나오려면 또 몇년을 기다려야 하는데..... 독자들에게 있어 이보다 더 긴 겨울을 없을듯.... ㅠ_ㅠ

마지막으로..... 얼음과 불의 노래 카페에 이 엄청난 양의 책을 번역해주신 Xanu님께 감사를!!!
나를 얼음불의 세계로 인도해준 정주양에게도 감사를!!!!
당분간 얼음불의 얘기는 계속될 됩니다. (어디든 이 감흥을 토해지 못하면 일상으로의 복귀가 힘들거 같음. ㅠ_ㅠ)